폼포코 만물상

또 다시… 우리 집 셀프시공

숨의 숲 2017. 4. 25. 00:16

"우리 집을 고치며 실패하고 때론 나름 성공도 했던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민했던 것들을 나누고자 글을 올립니다."

 

 

우리 집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3층 다가구주택입니다.

3층 건물로 옛 건물답게(?) 반지층, 1층,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희는 반지층에 거주하고 있죠.

그 나이답게 여기저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반지층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약 1년 전부터 눈에 띄게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꽤나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장판의 상처 부위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물기가 올라오니 말입니다.

더군다나 물기가 마르면 노란 분진같은 것이 남아있으니 건강에 얼마나 해로울까 싶었습니다.

어린 아이도 있는 상황인데 부모로서 당연히 걱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결국 이대로 두면 안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원인을 찾고 그에 따라 시공을 진행하자 마음먹었습니다.

 

 

일단, 두 가지 정도로 원인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하이기에 생길 수 밖에 없는 바닥습기 아니면 노후화로 인한 보일러 배관의 누수입니다.


처음 며칠간 바닥 상태를 보았는데 아래 3가지 정도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1) 장판을 열어두고 한두 시간 정도 지나면 바닥이 마른다.

2) 거실 1개, 방 3개인데 집 전체가 같은 증상을 보인다.

3) 특정 부위만 물이 홍건히 나오는 현상은 찾아 볼 수 없다.

 


바닥 사진과 함께 인터넷 등에 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답변들이 올라왔는데,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두 가지로 의도적인 분류를 진행한 것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첫 번째, 누수이기에 정밀검사를 통해 누수 부위를 찾고 바닥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두 번째, 지하로 인한 바닥습기로 친환경방수페인트 시공 등으로 바닥 습기를 잡을 수 있다.

…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답변내용은 첫 번째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첫 번째 방법이 가장 맞는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만,

저희에게는 몇 가지 제약사항이 있었습니다.


동일한 증상이 집 전체에 벌어지고 있지만, 사정상 집안의 모든 물건을 다 치운 후 공사를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짐을 옮겨 놓을 곳이 없으며, 짐을 옮기게 되도 당장 기거할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또한 많은 공사비용을 들이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문업체를 불러 정확한 원인진단 및 시공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 하여도 큰 비용을 지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우리 마을은 재개발구역으로 언제 재개발이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큰 돈을 들였다 재개발이 진행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는 것이죠.

- 재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 번에 한 번 적어보려 합니다.

 

 

참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결국 "눈에 띄는 누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기에, 지하로 인한 바닥습기가 원인이다"라고 전제를 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바닥습기를 잡는 방향으로 시공방법도 결정하게 되었구요.

셀프시공을 진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음… 또 셀프시공이구나 싶더군요.

2015년에도 방 2개 외벽쪽을 이보드로 셀프시공한 적이 있었으며, 다행이 결로는 잡아 곰팡이 없이 잘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일하랴, 아기 보랴, 시공하랴 너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비용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어 셀프시공이라는 도전을 다시금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고생한 그리고 고생할 가족들을 생각하면 참 미안한 마음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우리는 또 다시 우리 집 셀프시공을 하게되었습니다.

 

 

ps.

여기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는 전문업체를 불러 정확한 원인 진단과 그에 따른 시공을 받는 것이 맞다 생각합니다.

자칫 아까운 돈만 날리는 결과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저는 그저 저의 경험을, 그것이 실패이든 성공이든 그 과정의 고민과 경험들을 나누고 싶은 것입니다

실험자의 마음이랄까요.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