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많이 타본 것은 아니지만
전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합니다.
비행기를 타게 되면 불편한 마음이 듭니다.
고소공포증이 없지는 않지만 그런 부류의 것은 아닙니다.
무언가 평생 땅 위에서만 살아 오다, 갑자기 아주 높은 공중에 붕 떠밀려 올라 간 느낌이랄까.
제가 있을 곳은 아닌 것 같은, 뭐 그런 불편함입니다.
하지만 가장 싫은 것은 비행기 자리가 너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비지니스석을 이용할 만큼 여행비용이 충분치 않은지라 주로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데,
저가항공은 타항공사에 비해 좌석이 좁습니다.
그 좁은 좌석에서 수시간을 모르는 사람과 앉아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참 힘듭니다.
특히 (동양인보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큰) 서양인이 옆에 앉아 있는 경우엔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전 신혼여행 당시 옆자리에 서양인 남성 한분이 앉아 있었습니다.
매우 유쾌했던 분으로 기억하는데, 코미디영화를 보면서 계속 웃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같이 보자며 노트북 모니터를 제 방향으로 돌려 놓기도 했는데
전 좌석의 불편함에 꽤나 지쳐있어서, 그분의 호의를 받아 줄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 또한 여러 방법들을 사용해 봤습니다.
책도 읽어 보고, 영화도 챙겨 봤지만 눈에 안들어 오더군요.
그렇다고 잠을 자는 것도 잘 안되고 말입니다.
이번 가족여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히 비행시간이 4시간 정도여서 신혼여행 때와 비교하면 아주 양호한 상황이었죠.
하지만 이번엔 어린 아들이 함께였고, 답답한 비행기 안에서 힘들어하는 아들을 달래 주느라 참 고생했습니다.
중간에 아들이 잠이 들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지금 생각해도 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네요.
비행기 창 밖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구름들
한 번도 와보지 못한 곳에서의 그것들은 저에게 새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잠시 그것들을 바라보다 주섬주섬 카메라를 꺼내 들고 담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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