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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숲>

권리와 의무에 대해 사소하게 보일 수 있는 생각 1. 노숙인 사회복지영역에서 처음 활동했던 때가 2007년 1월이었으니,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을 이곳에서 일해 온 것이다. 적지 않은 시간… 나름 감회가 있다할까. 지금에 비해 많이 적은 급여, 근로기준법 준용과는 거리가 먼 초과근무와 열악한 근무환경, 노숙인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그리고 질적 양적으로 부족한 노숙인 사회복지서비스 등… 지금 돌이켜보면 나 같은(?) 사람이 그러한 환경에서 그러한 격무를 감당하고 왔는지 대견스러운 마음이다. - (도망치고 싶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최근 우리 센터의 경우 근무조건이나 환경이 많이 좋아져 전반적으로 근무환경에 만족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물론 아직 사회복지영역은 개선되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남은 것 또한 사실이며, 서울시 외 타 지.. 더보기
영화 '왕초와 용가리'의 한 장면이 마음에 남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비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날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작은 할머니 집 그곳에 널 두고 왔다. 온갖 물음과 불안함에 가득한 너의 두 눈 울먹임을 애써 참는 너의 작은 주먹을 외면할 수 없어 네가 잠든 한밤중 난 도시로 도망쳤다. 내일이 안보이는 하루벌이 인생 그마저도 쉽지 않아 술로 마음을 달래는 날이 수일 그래도 널 생각하면 가만 못 있어 상한 몸 이끌고 난 다시 새벽 인력시장으로 나간다. 기계 부속같은 무거운 움직임 속에 문득 너의 얼굴이 떠오르면 내 마음 추스르기 이리 힘든지 너에게 달려갈 수 없는 내 약함 그리고 비겁함을 용서하지 말거라. 부탁하니 절대 나와 같은 삶을 살지 말거라. "가지 마, 가지 마, 아빠 가지 마." "같이 살면 안 돼? 아빠 갈이 살아." "안 돼. 같이.. 더보기
절벽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교토 기요미즈데라(청수사) 3일간의 일본 오사카 홈리스현장을 방문하고, 드디어 (아쉽게도 하루 뿐이지만) 교토여행을 하게 되었다. - 일본연수는 10월 초에 다녀왔었다. 그간 날이 매우 흐리고 비도 오곤 했었는데, 교토여행 당일은 날씨가 참 맑았다. 날씨가 좋아 다행이었지만, 반면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로 인해 원치 않는 사람 구경만 하다 온 것도 같았다. 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일본전통가옥들이 고풍스럽게 늘어선 닌넨자카, 산넨자카를 지나 기요미즈데라로 올라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요미즈데라 사원의 역사는 798년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하지만 현재 본당 건물은 1633년에 재건된 것이라 한다. 날씨가 좋아 그런지 학교에서 단체로 여행을 온 학생들이 매우 많았다. 아이들 얼굴이 참 밝고 천진하다. 입구를 지나 본당으.. 더보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가족이 함께 참여했다. 아빠, 엄마 그리고 어린 아들 이렇게 3가족이 말이다. 오후 늦게 나왔는데, 광화문 앞과 서울광장 등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들어갈 수 조차 없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손에 푯말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이다. 모두 같은 뜻을 품고 말이다. 다른 때와 달리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처럼 가족단위의 참여자들이 매우 많았던 것이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평화롭고 정의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 어른들이 먼저 깨고 행동하는 좋은 밑거름이 되어야지 않겠나. 더보기
은빛의 부드러운 바다, 하늘공원 억새 숲 올 여름은 다른 해에 비하여 유독 더웠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것도 작년에 비해 늦었고 억새꽃 또한 만개하는 시기가 작년에 비해 늦었다. 억새축제가 있었던 10월 중순경 하늘공원을 방문했었는데 억새꽃이 만개하기 전이어서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방문한 오늘(10월 29일)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인해 몸이 많은 고생을 했다. 하지만 다행이 억새꽃은 만개하였고, 그 은빛의 부드러운 바다가 하늘공원에 넓게 펼쳐저 있었다. 한때는 쓰레기 매립지였던 이곳이, 억새꽃 만발한 생태공원으로 바뀌었다. 추운 날씨 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늘공원을 찾았다. 그들은 하늘거리는 은빛 억새 숲을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확실히 날은 매우 추웠다. 그리고 바람 또한 많.. 더보기
유리벽 안의 재규어 「재규어는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에 서식하는데, 강변이 접해있는 산림이나 열대우림 등지에서 주로 생활한다. 고양이과 동물답게 단독 생활을 하며, 헤엄을 잘 한다. 표범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지만, 얼룩무늬 중앙에 검은 점이 있으며 몸이 더 크다.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적지 않은 방문객들이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우리처럼) 어린 아이 혹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이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아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각각의 크고 작은 수족관에는 다양한 종의 생물들이 그에 맞게끔 들어가 있었다. 아들은 연신 "어, 저거 봐. 물고기 물고기" 하고 감탄사를 내었다. 이름 하나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 많은 종이었다. 수족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위층으.. 더보기
짧은 꿈속에 푹 빠지다, 롯데월드 야간 퍼레이드 Let's Dream 어딜 가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다. 금요일이었지만 그래도 평일이기에 방문객들이 조금은 적지 않을까 기대했었지만 말이다. 아들 얼굴을 보니 주위의 모든 것이 낯설면서 신기한 듯 여기저기 열심히 둘러보고 있었다. 우리는 회전목마를 시작으로 놀이기구를 하나씩 섭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들 나이가 올해 3살이기에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는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주로 키디존을 중심으로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는데, 아들은 매우 신이나서 또 다른 것을 타자고 앞서 뛰어가곤 했다. 엄마와 아빠도 그런 아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흐믓했다. (부모 마음이 다 그런가 보다) 그렇게 열심히 놀다 보니 어느새 저녁 7시에 이르게 되었다. 우리는 1층 광장으로 서둘러 움직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호러 할로윈축제 때문인지 .. 더보기
롯데월드 풍선비행, 하늘에서 바라본 풍경들 1. 과장해서 표현하면 아들이 태어난 후 가족이 함께 다닌 놀이동산 혹은 박물관 등의 방문 횟수가, 그 이전까지의 내 평생 방문 횟수보다 많다는 생각이다. (아들 핑계로) 이곳저곳 성실하게 다닌 것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으며, 그럴 수 있다면 더없는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2. 평일 방문이었지만 금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항상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롯데월드는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또 붐볐다. 처음 탄 놀이기구는 회전목마 아들보다 엄마, 아빠가 더 좋아했던 것 같다. (도대체 얼마만에 타보는 회전목마인지… 기억에도 없다) 우리는 회전목마를 탄 후 풍선비행기구로 향했다. 역시나 길게 늘어선 대기줄 약 1시간 가량을 기다린 후 드디어 우린 풍선비행을 할 수 있었다. 그.. 더보기
모든 것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되어야 서울역 광장을 지나다 보면 거리에서 술을 마시거나 누워있는 노숙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리 썩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 않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어떤 생각들을 할까요. 아마도 대부분은 별 생각 없이 (자신과 별 상관없는) 그들을 지나쳐 지나갈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생각이 드는지 질문을 해본다면 어떨까요?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노숙인은 왜 노숙을 할까요?” 라고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변을 하게 될까요? 언젠가 TV에서 한 시민이 기자의 (위와 같은) 질문에 답변한 내용이 떠오릅니다. “일자리가 없으니 노숙을 하는 게 아닌지요. 일자리를 제공하면 노숙을 왜 하겠습니까.” 대다수의 시민이 위 시민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찾아보면 어디에나 일자리는 있으며,.. 더보기
파랗지 않은 하늘 어디선가 들리는 귀찮은 소리. 그냥 무시하고 자려하지만, 반복적으로 울리며 나를 흔든다. 애써 무시하고자 얼굴을 베개 속에 파묻는데, 옆 자리에서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일어나 알람을 끄고 아기를 달래어 다시 잠들게 한다. 나를 깨워야 할 알람이 아들을 먼저 깨우고 만 것이다. 핸드폰을 통해 시간을 확인하니 6시 40분. 아, 일어나야 하는구나. 그런데 몸이 참 무겁다. 덜 깬 눈을 비비며 조용히 몸을 일으킨다. 방을 나오며 뒤를 돌아 바라보니, 아직 엄마와 아기는 자고 있다. 밤 새 아기가 깨면 달래느라 피곤했을 거다. 화장실에 들어가 양치를 대충하고, 면도를 조심히 한다. 머리를 감고 세수를 한다. 거실로 나와 머리를 말리고 있자니 나리(우리 집 개 이름)가 다가와 나를 쳐다본다. 전날 옷걸.. 더보기